일이 있어 동대문구에 갔다.
오늘 특히 비가 많이 온다는데 하필 또 한 번에 가는 교통편이 없어서 버스를 한 번 갈아타야 했다.
볼일을 다 보고 한 번에 가는 버스를 타려고 한참을 걸었다.
그 30분 동안 나는 세 번이나 어깨를 부딪힐 뻔했고 그 모든 상황이 10m 이상에서 한참을 마주 보고 오는 사람들이었으며 모두가 남성이었다.
한 명은 휴대전화를 붙잡고 앞을 보지 않는 젊은이였는데 앞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화들짝 놀라며 슬쩍 비켜섰다. 다른 한 명은 가운데를 차지하고 걸어오는 50~60대의 사람이었는데 사람이 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운데를 고집하며 걸었고 아파트 옆길이라 피할 곳이 없던 나와 하마터면 부딪힐 뻔했다. 또 다른 사람은 20~30대의 젊은이였고 좌측에 두 명의 여성 옆에 서서는 마주 보고 오는 사람이 지나갈 공간을 남겨두지 않았고 피할 생각도 하지 않았으며 옆사람들과 거리를 좁히지도 않아 옷깃이 스쳤다.
길을 잘못 들어 결국 지하철을 탔는데 그 시간대에 학생들이 많았다. 지하철 출입구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던 여성이 내리지는 않고 내리는 사람들한테 밀리면서 뒷걸음질 치더니 내리려고 뒤에 서 있던 나를 밀쳤다.
오늘 있었던 일이 평상시에는 없는 특이한 일이 아니다.
작년에는 좁은 길을 혼자 걷다가 연달아서 좌우 일렬로 선 세 명의 사람들을 세 번 마주쳤다.
처음 한 집단과 마주쳤을 때 피할 곳이 없던 나는 그 자리에 서서 그들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고 그다음 집단과 마주쳤을 때는 주춤주춤 하다가 낙엽에 미끄러져 넘어질 뻔했고 그다음 집단과는 내가 몸을 비틀어 지나갔다.
어제도 그제도 횡단보도에서 우측통행을 하지 않는 사람들과 부딪힐 뻔했다.
집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 날이 없다.
공중도덕은 무너진 지 오래이고 우측통행을 지키는 사람들은 갈수록 적어지고 있다.
가정교육을 못 받아서 저렇구나 싶다가도 공간지각능력이 떨어지나, 사회성이 부족한가 싶기도 하다. 무리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게 안타깝기도 하지만 안타깝다고 해서 내가 안 불편한 게 아니지 않은가.
이런 사람들 때문에 타인을 배려하고 공중도덕을 지키는 사람들이 불편해서는 안 된다.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아 앞으로 더 많은 갈등과 범죄가 발생할 것이다.
인간들아, 우측통행 좀 해라.